연 15% 저축은행으로 밀려나는 서민들

 

은행 대출에서 밀려나 저축은행으로 향하는 서민들(출처/이미지설명)


은행 대출을 막으면 가계빚은 정말 줄어들까요?


시중은행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이 저축은행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은행에서 비교적 낮은 금리로 돈을 빌리지 못한 중·저신용자들이 연 10~15%대의 이자를 감수하며 제2금융권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입니다.

2026년 올해 상반기 국내 저축은행이 취급한 중금리 대출은 49만1,004건으로, 2025년 작년 하반기보다 14%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현재와 같은 증가세가 이어지면 연간 취급 건수가 처음으로 100만 건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가계대출 규제로 은행권 대출은 줄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돈이 필요한 사람이 대출을 포기하지 못하고 더 높은 금리의 금융기관으로 이동한다면, 가계빚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빚의 질이 더 나빠진 것으로 봐야 합니다.


3줄 요약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시중은행 문턱이 높아지면서 중·저신용자들이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으로 밀려나고 있습니다.

대출 '규모'는 줄었을지 몰라도 연 10~15%대 고금리 대출 비중이 늘어 빚의 '질'은 오히려 악화되었습니다.

무조건적인 대출 억제보다는 생계형 대출과 투기성 대출을 구분하는 맞춤형 정책서민금융 지원이 시급합니다.


은행에서 밀려난 사람들이 가는 곳


은행은 소득과 신용점수, 기존 부채, 원리금 상환 능력을 심사해 대출 여부와 한도를 결정합니다. 가계대출 총량관리가 강화되면 금융회사는 연체 가능성이 낮은 우량 고객을 먼저 선택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소득이 불규칙한 자영업자와 비정규직, 이미 여러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 신용점수가 낮은 중·저신용자가 먼저 밀려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에게도 병원비와 월세, 전세보증금, 자녀 교육비, 사업장 운영비처럼 미룰 수 없는 지출 항목이 있습니다. 은행에서 돈을 빌리지 못했다고 해서 자금 수요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시중은행 대출 거절 저축은행·캐피털 이용 카드론·현금서비스 이용 대부업 대출 연체와 불법사금융 위험

정부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에 따라 은행들이 대출 문턱을 높인 결과, 일부 중·저신용자들에게는 더 비싼 금융기관으로 밀려나게 된 셈입니다.


중금리 대출과 고금리 대출은 무엇이 다를까요?


대출을 저금리·중금리·고금리로 구분하는 하나의 법적 기준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닙니다. 금융기관과 상품, 대출자의 신용도에 따라 적용되는 금리는 달라집니다.

따라서 다음 표는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대략적인 구분입니다.

금리 수준에 따른 대출 구분표

구분대략적인 금리 수준주로 취급하는 곳대표적인 대출
저금리 대출주로 연 3~7%대시중은행·인터넷은행주택담보대출, 우량 신용대출
중금리 대출대체로 연 6~15%대상호금융·카드사·캐피털·저축은행민간 중금리 대출, 사잇돌대출
고금리 대출주로 연 15~20%카드사·캐피털·일부 저축은행·대부업체카드론, 현금서비스, 고금리 신용대출
불법 사금융연 20% 초과미등록 대부업자·불법 개인대출불법 일수대출, 온라인 사채

위의 금리 구간은 이해를 돕기 위한 대략적인 분류이며 실제 금리는 상품과 신용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중금리’가 결코 낮은 금리를 뜻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2026년 6월 출시된 저축은행 중금리 생활안정대출의 금리는 최저 연 5.9%에서 최고 연 15.27%입니다. 금융상품 분류상으로는 중금리 대출이지만, 연 15% 안팎의 이자를 부담해야 하는 서민의 입장에서는 사실상 고금리 대출이나 다름없습니다.


같은 중금리인데 금리는 왜 다를까요?


2026년 하반기 민간 중금리 대출의 금리 상한은 금융업권마다 다르게 적용됩니다.

금융업권2026년 하반기 금리 상한
상호금융연 8.97%
카드사연 12.26%
캐피털사연 14.37%
저축은행연 15.27%

같은 ‘민간 중금리 대출’이라는 이름이 붙어도 어느 금융기관에서 빌리느냐에 따라 부담하는 금리는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저축은행의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이유는 이용자의 신용도가 낮고 연체 위험이 크기 때문입니다. 금융회사는 자금조달 비용과 운영비용, 예상되는 연체 손실 등을 금리에 반영합니다. 신용도가 낮은 사람일수록 더 높은 이자를 부담하는 구조입니다.

1,000만 원을 빌리면 이자는 얼마나 차이날까요?

적용금리1년간 단순 이자월평균 이자
연 5%50만 원약 4만2천 원
연 10%100만 원약 8만3천 원
연 15%150만 원약 12만5천 원
연 20%200만 원약 16만7천 원

위의 표는 원금을 갚지 않고 이자만 낸다고 가정한 단순 비교입니다. 실제 상환액은 대출기간과 상환방식에 따라 달라집니다. 연 5%와 연 15%의 차이는 10%포인트이지만 이자 부담은 세 배가 됩니다. 2,000만 원을 연 15%로 빌리면 단순 이자만 1년에 300만 원입니다. 연 20%라면 400만 원에 이릅니다.

생활비가 부족해 돈을 빌린 사람에게 매달 10만~30만 원의 추가 이자는 결코 작은 부담이 아닙니다. 이자를 내고 나면 식비와 의료비, 공과금에 사용할 돈이 줄어들고, 부족한 생활비를 다시 대출로 채우는 악순환이 시작될 수 있습니다.


연 20%를 넘으면 불법이다


2026년 현재 우리나라의 법정 최고금리는 연 20%입니다. 등록 대부업체뿐 아니라 개인 간 금전거래에도 원칙적으로 적용됩니다.

이자를 계산할 때는 계약서에 적힌 금리만 보는 것이 아닙니다. 사례금이나 수수료, 선이자, 할인금처럼 돈을 빌리는 조건으로 부담한 비용도 이자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100만 원을 빌리면서 선이자 10만 원을 떼고 실제로 90만 원만 받았다면, 실제 받은 90만 원을 기준으로 이자율을 계산해야 합니다.

연 20%를 초과하는 이자는 지급할 의무가 없습니다. 이미 초과이자를 냈다면 원금에서 충당하거나 반환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불법추심이나 불법사금융 피해를 당했다면 금융감독원이나 서민금융진흥원에 도움을 요청해야 합니다.


대출규제는 필요하지만 같은 잣대가 문제다


그렇다고 모든 대출규제를 없애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우리나라의 가계부채는 경제와 금융시장의 중요한 위험요인입니다. 소득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빚이 늘어나면 금리 상승이나 경기침체가 발생했을 때는 가계와 금융회사 모두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DSR(Debt Service Ratio :총부채원리금 상환비율)을 비롯한 대출규제는 소득 범위 안에서 원금과 이자를 갚도록 관리하고, 부동산시장으로 자금이 지나치게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한 제도입니다.

DSR = 1년 동안 갚아야 할 모든 대출의 원금과 이자 ÷ 연소득 × 100

예를 들어 연소득이 5,000만 원이고, 주택담보대출·신용대출·자동차 할부 등을 합해 1년에 갚아야 할 원금과 이자가 2,000만 원이라면 DSR은 40%입니다.

2,000만 원 ÷ 5,000만 원 × 100 = 40%

즉, 벌어들이는 소득의 40%를 빚을 갚는 데 사용한다는 뜻입니다. 
문제는 여러 채의 주택을 사기 위해 빌린 투기성 대출과 그와는 반대로 병원비·월세·사업 운영비를 마련하기 위한 생계형 대출이 규제 과정에서 충분히 구분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대출 총액을 줄이는 데만 집중하면 금융회사는 위험도가 높은 고객부터 밀어냅니다. 결국 가장 보호받아야 할 금융 취약계층이 가장 높은 금리를 부담하는 역설이 발생합니다.


은행대출에서 밀려날수록 더 높은 이자를 부담하는 구조를 표현한 그림이미지


빚이 줄어든 것이 아니라 비싼 곳으로 이동했다


지난해 저신용자의 신용대출 공급액은 2024년 33조7천억 원에서 2025년 30조 원으로 11% 감소했습니다. 그러나 저신용자 대출에서 카드론과 대부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56.0%에서 58.3%로 높아졌습니다.

전체 대출 공급은 줄었지만 남아 있는 대출이 더 비싼 금융업권으로 이동했다는 뜻입니다. 특히 법정 최고금리인 연 20%에 가까운 대부업의 저신용자 대출 공급액은 오히려 증가했습니다.

따라서 은행권 대출이 줄었다는 숫자만 보고 정책이 성공했다고 평가해서는 안 됩니다. 저축은행과 카드론, 대부업으로 이동한 사람들의 평균금리와 이자 부담까지 함께 살펴야 합니다.


고금리 대출이 만드는 악순환


고금리 대출은 단순히 매달 내야 하는 돈이 늘어나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고금리 대출 이용 → 월 이자 부담 증가 → 생활비 부족 → 추가 대출과 돌려막기 → 연체 발생 → 신용점수 하락 → 더 높은 금리 적용

이 악순환에 들어가면 성실하게 갚으려 해도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습니다. 연체가 시작되기 전에 금리를 낮출 수 있는 대환대출이나 채무조정 상담을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 서민금융 악순환의 단계

시중은행 대출 거절 (저금리) → 저축은행·캐피털 이용 (중금리 10~15%) → 카드론·현금서비스·대부업 이용 (고금리 15~20%) → 연체 발생 및 불법사금융 위험 노출


서민을 고금리 대출로 밀어내지 않으려면


첫째, 투기성 대출과 생계형·실수요 대출을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상환 능력이 있으면서 일시적인 자금난을 겪는 사람에게는 감당할 수 있는 금리의 금융통로가 마련돼야 합니다.

둘째, 햇살론과 사잇돌대출 등 정책서민금융을 필요한 사람에게 정확하게 연결해야 합니다. 2026년 햇살론 특례보증 금리는 기존 연 15.9%에서 연 12.5%로 낮아졌고, 사회적 배려 대상자에게는 연 9.9%가 적용됩니다.

셋째, 이미 고금리 대출을 이용하는 사람이 더 낮은 금리로 갈아탈 수 있도록 대환대출과 채무조정 제도를 강화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정책의 성과를 평가할 때 은행권 대출 증가율만 볼 것이 아니라 저축은행·카드론·대부업으로 이동한 사람들까지 함께 살펴야 합니다.


한국 할매의 한마디😊
대출을 무분별하게 풀어 가계빚을 늘리는 것도 위험합니다. 그러나 은행 문을 닫아 서민을 연 15% 안팎의 저축은행 대출이나 연 20%에 가까운 대부업 대출로 내모는 것도 올바른 해결책은 아닙니다.

은행 대출이 줄었더라도 서민의 빚이 더 비싼 금융기관으로 옮겨갔다면 가계의 형편은 오히려 더 나빠질 수 있습니다. 빚의 액수뿐 아니라 그 빚에 붙는 이자와 돈을 빌린 이유까지 함께 살펴야 합니다.

서민에게 필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대출 규제가 아닙니다. 갚을 능력이 있는 사람이 일시적인 어려움 때문에 고금리 시장으로 밀려나지 않도록, 감당할 수 있는 금리의 안전한 금융통로를 정부는 마련해 주어야 합니다.



참고자료
  1. 금융위원회 – 중·저신용 취약차주를 위한 중금리 생활안정대출 출시
    2026년 6월 29일 자료입니다. 저축은행 중금리 생활안정대출의 대상과 한도, 최저 연 5.9%·최고 연 15.27%의 금리 기준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 금융위원회 – 2026년 하반기 민간중금리대출 금리상한 고시
    2026년 6월 30일 자료입니다. 상호금융·카드·캐피털·저축은행의 업권별 중금리 대출 상한을 뒷받침하는 공식자료입니다.
  3. 매일경제 – 대출 막자 ‘연 15%’ 저축은행 몰린다
    2026년 8월 11일 보도입니다. 2026년 상반기 저축은행 중금리 대출 49만1,004건, 직전 반기 대비 14% 증가 등의 수치가 담겨 있습니다.
  4. 연합뉴스 – 저신용자 대출 위축 속 카드론·대부업 비중 증가
    2026년 3월 보도입니다. 저신용자 신용대출 공급액이 2024년 33조7천억 원에서 2025년 30조 원으로 감소한 내용과 카드론·대부업 비중이 58.3%로 높아진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5. 금융위원회 – 법정 최고이자율은 연 20%
    등록 대부업체와 불법사금융을 포함해 법정 최고금리가 연 20%라는 점을 설명하는 공식자료입니다.
  6. 금융위원회 – 2026년부터 달라지는 금융제도
    햇살론 특례보증 금리가 연 15.9%에서 12.5%로 낮아지고, 사회적 배려 대상자에게 연 9.9%가 적용되는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7. 서민금융진흥원 – 서민금융상품 안내
    햇살론 등 정책서민금융 상품과 금융상담·지원제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국 할매의 생활경제 노트

"삶을 읽고 경제를 공부하는 한국 할매입니다. 우리 주변의 복잡한 경제 뉴스를 할매의 시선으로 쉽게 풀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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