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보유세 개편, 누구를 위한 것인가?

 

이번 정부의 세제개편안, 누구를 위한 것인가를 그림으로 표현한 이미지


실거주 1주택자는 보호하고 다주택자는 더 부담한다는 세제 개편의 명암


정부가 2026년 세제개편안을 통해 부동산 보유세 체계를 손질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정부가 내세운 원칙은 명확합니다. 실제로 거주하는 1주택자는 보호하고, 고가주택과 비거주 주택·다주택자에대해서는 더 많은 세금을 부담시키겠다는 취지입니다.

표면적으로 보면 실수요자를 보호하고 투기를 억제하기 위한 합리적인 개편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한 가지 질문이 생깁니다. 이번 보유세 개편은 정말 국민을 위한 것일까요? 아니면 세수와 정치적 명분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정부를 위한 것일까요?


실거주 1주택자 기본공제 확대(14억) vs 비거주·다주택자 공제 축소 및 부담 증가 
공정시장가액비율 단계적 인상(70%~80%) 및 세부담 상한(200%) 상향 
정부 세수 증가(5년간 약 3.4조 원) 및 시장 불확실성 공존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는 무엇이 다를까요?


부동산 보유세는 크게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로 나뉩니다.
재산세는 주택을 소유한 사람이라면 원칙적으로 모두 내는 지방세입니다. 매년 6월 1일을 기준으로 주택 소유자를 정하고, 공시가격을 바탕으로 세금을 계산합니다. 지방자치단체가 부과하고 그 지역의 행정·복지 등에 사용하는 세금입니다.

반면 종합부동산세는 일정 기준을 초과하는 고가주택이나 여러 채의 주택을 보유한 사람에게 국가가 추가로 부과하는 국세입니다. 재산세를 낸 주택에 종부세가 또 부과되지만, 이중과세를 줄이기 위해 종부세를 계산할 때 해당 재산세액 일부를 공제합니다.

이번 개편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보유세 전체가 아니라 종부세가 핵심적으로 바뀐다는 사실입니다. 대다수 주택 보유자가 내는 재산세의 전면적인 세율 개편은 이번 정부안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실 거주, 1주택자는 보호한다


현행 제도에서는 1세대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액이 공시가격 12억 원입니다. 개편안은 실제로 거주하는 1주택자의 기본공제를 14억 원으로 올렸습니다. 정부 설명에 따르면 공시가격 14억 원은 시가로 약 20억 원 수준이라고 합니다.

반면 소유자는 다른 곳에 살면서 해당 주택을 임대하거나 비워둔 비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는 12억 원에서 9억 원으로 줄어듭니다. 같은 가격의 집 한 채를 가졌더라도 직접 거주하는지에 따라 세금이 달라지는 것입니다.

정부는 이를 두고 집을 투기 대상이기보다는 생활공간으로 보는 방향이라고 설명합니다. 실제로 거주 목적의 1주택과 투자 목적의 고가주택을 똑같이 취급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점에서 개편의 명분은 있다고 봅니다.


다주택자와 고가주택자의 부담은 커진다


종부세를 계산할 때는 공시가격에서 기본공제액을 빼고 공정시장가액비율을 곱해 과세표준을 구합니다. 이 비율이 올라가면 같은 공시가격과 세율을 적용하더라도 세금은 증가합니다.

개편안은 현재 60%인 주택분 공정시장가액비율을 2027년 70%로 높입니다. 실거주 1주택자와 일정한 지방 주택 보유자는 이후에도 70%를 적용하지만, 3주택 이상 보유자와 일부 규제지역 주택 보유자는 2028년부터 80%가 적용됩니다.

세 부담 상한도 전년도 세액의 150%에서 200%로 높아집니다. 현재보다 세금이 빠르게 증가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주택 수 중심이었던 세율 체계도 단계적으로 주택 총가액 중심으로 바뀝니다.

주택 수가 아니라 보유 자산의 가치를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는 것은 조세 형평성 측면에서 합리적인 부분이 있습니다. 지방의 저가주택 두 채를 보유한 사람보다 서울의 초고가주택 한 채를 보유한 사람의 자산가치가 훨씬 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재산세 과세표준 공식

재산세 과세표준 = 주택 공시가격 × 공정시장가액비율 
2026년 기준 공정시장가액비율은 다음과 같습니다.

주택 구분공시가격공정시장가액비율
1세대 1주택3억 원 이하43%
1세대 1주택3억 원 초과~6억 원 이하44%
1세대 1주택6억 원 초과45%
다주택자·법인 등금액과 관계없이60%


예를 들어 공시가격이 5억 원인 1세대 1주택자의 재산세 과세표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5억 원 × 44% = 2억2천만 원 
재산세는 이 과세표준에 해당 구간의 세율을 적용해 계산합니다. 다만 실제 고지세액에는 1세대 1주택 특례세율, 과세표준상한, 세 부담 상한, 지방교육세 등이 반영되므로 단순 계산 결과와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구분실거주 1주택자비거주 1주택자
공시가격15억 원15억 원
기본공제14억 원9억 원
공정시장가액비율(2027)70%70%
과세표준7,000만 원4억 2,000만 원

현행 종합부동산세 과세표준 공식

종부세는 개인별로 전국에 보유한 주택의 공시가격을 합산한 뒤 기본공제액을 뺍니다. 
종부세 과세표준 = (개인별 전국 주택 공시가격 합계 − 기본공제액) × 공정시장가액비율 
현행 기본공제액은 다음과 같습니다.

  • 1세대 1주택자: 12억 원
  • 그 밖의 주택 보유자: 9억 원
  • 공정시장가액비율: 60%

예를 들어 1세대 1주택자의 주택 공시가격이 15억 원이라면 현행 과세표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15억 원 − 12억 원) × 60% = 1억8천만 원 
15억 원 전체에 종부세를 부과하는 것이 아니라, 기본공제액을 초과한 부분에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적용하는 것입니다.


개편안이 시행될 경우 종부세 과세표준

이번 개편안에서는 실제 거주 여부에 따라 기본공제액이 달라집니다. 
실거주 1주택 과세표준 = (공시가격 − 14억 원) × 공정시장가액비율 
비거주 1주택 과세표준 = (공시가격 − 9억 원) × 공정시장가액비율

예를 들어 공시가격 15억 원짜리 주택에 실제 거주한다면 2027년 과세표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15억 원 − 14억 원) × 70% = 7천만 원

반면 똑같은 주택에 소유자가 거주하지 않는다면 다음과 같습니다. 
(15억 원 − 9억 원) × 70% = 4억2천만 원 
같은 공시가격 15억 원의 주택 한 채라도 거주 여부에 따라 과세표준이 7천만 원과 4억2천만 원으로 크게 달라지는 것입니다.

다주택자 등의 기본공제액은 개편안에 따라 다음 공식으로 계산합니다. 
기본공제액 = 4억 원+(5억 원 × 거주용 주택가액 ÷ 전체 주택가액 합계)  
따라서 거주용 주택의 비중이 클수록 공제액이 늘어나고, 보유 주택 대부분이 비거주이거나 투자용이라면 공제액이 4억 원에 가까워집니다. 

다만 과세표준은 세액 자체가 아닙니다. 여기에 해당 종부세율을 곱한 뒤 재산세 중복분, 고령자·거주기간 세액공제와 세 부담 상한 등을 반영해야 실제 납부할 종부세가 결정됩니다.


보유세 개편, 누가 덜내고 누가 더 내는지를 그림으로 표현한 이미지


1주택, 은퇴자는 괜찮을까요?


집값이 올랐다고 해서 소득도 함께 늘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오랫동안 한 집에서 살았던 은퇴자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고가주택 보유자가 될 수 있습니다. 매달 들어오는 소득은 적은데 종부세가 늘어나면 생활비에서 세금을 마련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정부는 이런 문제를 줄이기 위해 종부세 납부유예 제도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고령자 등의 소득기준을 완화하고, 일정한 요건을 충족한 장기 거주 고령자에게는 납부유예 기회를 넓히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납부유예는 세금을 없애주는 제도가 아닙니다. 집을 처분하거나 상속이 발생하는 시점까지 납부를 미뤄주는 것입니다. 당장의 현금 부담은 줄일 수 있지만 세금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이번 정부가 얻는 것은 무엇일까요?


이번 개편으로 이익을 얻는 주체는 실거주 1주택자만이 아닙니다. 정부 역시 이번에 단행한 보유세 개편으로 상당한 재정적·정치적 이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정부 추계에 따르면 2026년 세제개편안이 시행될 경우 향후 5년간 전체 세수는 약 3조4천억 원 가량  증가할 전망입니다. 그중 종부세 세수 증가분은 약 2조1,815억 원으로 예상됩니다. 소득세와 법인세 분야의 세제 지원으로 감소하는 세수 일부를 종부세 증가분이 메워주는 구조입니다.

정치적으로도 정부에 유리합니다. 실거주 1주택자의 공제액을 높여 “평범한 1주택자는 보호한다”는 명분을 얻는 동시에, 상대적으로 숫자가 적은 고가주택자와 다주택자에게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세금을 더 부담하는 사람은 소수이지만, 이를 지지할 가능성이 있는 무주택자와 중저가 1주택자는 훨씬 많습니다. 정부로서는 세수와 정치적 지지를 함께 확보할 수 있는 방식입니다.


보유세를 올리면 집값은 안정될까요?


보유비용이 높아지면 다주택자가 집을 매물로 내놓고, 투기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것이 정부의 논리입니다. 그러나 실제 시장은 그렇게 단순하게 움직이지 않습니다.

집주인이 늘어난 세금 일부를 전세나 월세에 반영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좋은 지역의 고가주택 한 채에 수요가 집중되는 ‘똘똘한 한 채’ 현상도 계속될 수 있습니다. 세금 부담 때문에 매물이 늘어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집주인이 매도를 미루면서 거래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종부세 세수가 늘어난다고 해서 무주택자가 곧바로 집을 싸게 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주택가격은 세금뿐 아니라 공급량, 금리, 대출 규제, 일자리와 교통, 지역 선호도 등이 함께 결정합니다. 보유세 하나만으로 집값과 주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부동산 보유세 개편, 누구를 위한 것일까요?


이번 개편은 실거주 1주택자를 보호하고 투자 목적의 고가주택과 다주택자에게 더 많은 책임을 지운다는 점에서 타당한 면이 있습니다. 주택 수가 아닌 자산가액과 거주 목적을 함께 고려하는 것도 이전보다는 합리적인 방향입니다.

그러나 이번 개편을 전적으로 서민과 무주택자를 위한 정책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습니다. 대부분의 평범한 주택 소유자가 내는 재산세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종부세를 내지 않는 국민들의 세 부담도 직접적으로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무주택자의 주거비가 곧바로 낮아진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반면 정부는 이번 부동산 세제 개편안으로 종부세 세수를 늘리고, 다수 유권자의 지지를 얻으며, 부동산 투기를 억제한다는 정책적 명분까지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이번 개편에는 국민을 위한 목적과 함께 정부 자신을 위한 재정적·정치적 계산도 담겨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진정한 평가는 이제부터 내려야 합니다. 늘어난 세금이 어디에 사용되는지, 주택 공급과 서민 주거 안정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임차인에게 그 부담이 전가되지는 않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정부가 누구를 위한다고 말하는 것보다는 정책의 결과가 누구에게 돌아가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한국 할매의 한마디😊

세금의 이름이 공정하다고 해서 결과까지 저절로 공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고가주택자와 다주택자에게 세금을 더 걷는 것만으로 서민을 위한 정책이라고 말해서도 안 됩니다.

늘어난 세금이 무주택자의 주거 안정과 서민의 삶을 위해 어떻게 사용되는지까지 보여줘야 합니다. 집값이 잡히지 않고 전월세 부담도 줄어들지 않는다면, 결국 정부의 세수만 늘어난 개편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국민을 위한 세제 개편인지는 정부의 설명이 아니라 국민의 삶이 실제로 나아지는지를 보고 판단해야 할 것입니다.


참고자료

  • 재정경제부, 2026년 세제개편안
  • 연합뉴스, 2026년 세제개편안 세수효과 분석
  • 한겨레, 종합부동산세 개편 문답
  • 경향신문, 주택 유형별 종부세 변화

  • 한국 할매의 생활경제 노트

    "삶을 읽고 경제를 공부하는 한국 할매입니다. 우리 주변의 복잡한 경제 뉴스를 할매의 시선으로 쉽게 풀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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