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 취업자 1,000만 명 시대, 우리는 왜 더 오래 일하려 할까요?
저는 현재 직장에 다니며 퇴직을 준비하고 있는 60대 직장인입니다. 퇴직 날짜가 가까워질수록 가장 걱정되는 것은 월급이 끊긴 뒤의 생활입니다. 직장을 그만둔다고 해서 관리비와 공과금, 식비와 의료비가 함께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나이가 들수록 예상하지 못했던 지출이 생길 가능성도 커집니다. 그런 저에게 눈에 들어온 통계가 하나 있었습니다.
국가데이터처가 2026년 8월 5일 발표한 「2026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55~79세 취업자는 1,012만5천 명으로 처음 1천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또 55~79세 고령층 가운데 앞으로도 일하기를 희망하는 사람은 69.2%였고, 이들이 희망하는 최종 근로연령은 평균 73.6세였습니다.
73.6세라는 숫자를 보면서 저는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들이 오래 일하고 싶어서 73세까지 일을 원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더 오래 일해야만 하는 것일까요?
핵심 요약
55~79세 취업자 1,012만5천 명, 처음으로 1천만 명 돌파
계속 일하기를 희망하는 고령층 69.2%
희망하는 최종 근로연령 평균 73.6세
연금 수령자의 월평균 연금액 88만 원
가장 오래 근무한 직장의 평균 퇴직연령 53.0세
고령층 취업자가 처음으로 1천만 명을 넘었습니다
2026년 5월 기준 55~79세 고령층 인구는 1,701만7천 명입니다. 이 가운데 취업자는 1,012만5천 명, 고용률은 59.5%였습니다.
| 항목 | 2026년 5월 |
|---|---|
| 55~79세 인구 | 1,701만7천 명 |
| 경제활동참가율 | 60.9% |
| 취업자 | 1,012만5천 명 |
| 고용률 | 59.5% |
| 계속 일하기를 희망하는 사람 | 1,178만2천 명 |
| 근로 희망 비율 | 69.2% |
| 희망 근로연령 | 평균 73.6세 |
| 연금 수령자 | 896만9천 명 |
| 연금 수령자 비율 | 52.7% |
| 월평균 연금 수령액 | 88만 원 |
| 가장 오래 일한 직장의 평균 퇴직연령 | 53.0세 |
여기서 한 가지는 정확하게 구분해야 합니다. 73.6세는 한국인이 실제로 평균 73.6세까지 일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앞으로도 계속 일하기를 원하는 고령층이 몇 살까지 일하고 싶은지를 물었을 때 나온 평균 희망연령입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많은 사람이 오래 일하기를 원하는 것일까요?
절반 이상은 생활비 때문에 일을 원했습니다
계속 일하기를 원하는 이유를 보면 그 배경을 조금 더 분명하게 알 수 있습니다.
생활비에 보탬이 되기 위해서: 53.4%
일하는 즐거움 때문에: 36.7%
무료해서: 4.3%
사회가 필요로 하기 때문에: 3.2%
건강 유지를 위해서: 2.3%
일하는 즐거움을 꼽은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건강이 허락하는 동안 사회와 관계를 맺고 자신의 경험을 활용하면서 살아가는 것은 분명 의미 있는 노후입니다.
그러나 가장 많은 사람이 꼽은 이유는 생활비였습니다. 이 차이는 중요합니다. 하고 싶은 일을 계속하는 것과 생활비가 부족해 일을 그만둘 수 없는 것은 전혀 다른 노후이기 때문입니다.
연금을 받는 사람도 월평균 88만 원
지난 1년간 연금을 받은 고령층은 896만9천 명으로 전체 고령층의 52.7%였습니다. 이들의 월평균 연금 수령액은 88만 원이었습니다.
여기서 88만 원은 국민연금 노령연금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조사에서 파악한 여러 연금 수령액을 포함한 평균이므로 개인의 국민연금 가입기간과 소득 등에 따라 실제 받는 금액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성별 차이도 컸습니다.
남성: 월평균 113만 원
여성: 월평균 61만 원
연금 수령액별로 보면,
25만~50만 원 미만: 37.7%
50만~100만 원 미만: 33.2%
150만 원 이상: 15.9%
이었습니다. 월 88만 원이라는 평균금액만 놓고 봐도 주거비와 식비, 관리비, 통신비, 의료비 등을 모두 감당하기에는 여유가 크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특히 대출이나 월세 부담이 남아 있다면 상황은 더욱 달라집니다.
주된 직장에서는 평균 53세에 나옵니다
제가 더 눈여겨본 숫자는 53세였습니다. 취업 경험자가 가장 오래 근무한 직장을 그만둔 평균연령이 53.0세였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지만 실제 주된 직장을 떠나는 시기는 이보다 훨씬 빠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주된 직장을 그만둔 이유도 다양했습니다.
사업 부진·조업 중단·휴업·폐업: 24.9%
건강이 좋지 않아서: 22.1%
가족을 돌보기 위해서: 15.2%
따라서 단순히 법정 정년만 보고 노후계획을 세우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53세 퇴직과 65세 국민연금 사이
국민연금 노령연금의 지급개시연령은 출생연도에 따라 다릅니다. 1961~1964년생은 63세, 1965~1968년생은 64세, 1969년 이후 출생자는 65세부터 받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1969년 이후 출생자가 53세에 주된 직장을 떠나고 다른 근로소득이 없다면 국민연금 지급개시연령인 65세까지 최대 12년의 기간이 생길 수 있습니다.
물론 모든 사람이 53세에 퇴직하는 것도 아니고, 퇴직 후 소득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이 숫자가 보여주는 문제는 분명합니다. 주된 직장에서 퇴직하는 시점과 연금을 받기 시작하는 시점이 서로 맞지 않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60세까지 직장을 다닌다고 해도 65세부터 국민연금을 받는 사람에게는 5년이라는 공백 기간이 남습니다. 이 기간에는 저축을 생활비로 사용하거나 재취업을 하거나 다른 소득원을 마련해야 합니다.
조기노령연금을 신청할 수도 있지만 연금을 앞당겨 받으면 수령액이 줄어들기 때문에 자신의 재정상황을 따져보고 결정해야 합니다.
‘일하고 싶은 노후’와 ‘일해야 하는 노후’
고령층 취업자가 증가하는 것 자체를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습니다. 건강이 허락하고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면서 적절한 소득까지 얻을 수 있다면 오히려 좋은 변화입니다.
문제는 선택권입니다. 건강이 좋지 않은데도 생활비 때문에 일을 쉬지 못하거나, 오랫동안 쌓은 경력과 전혀 관계없는 저임금 일자리만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이라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그래서 고령층 취업자 1천만 명이라는 숫자와 함께 어떤 일자리에서, 얼마를 받고, 얼마나 안정적으로 일하고 있는지도 살펴봐야 합니다.
고령자 일자리는 숫자보다 지속 가능성이 중요합니다
고령층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히 일자리 한 자리를 만드는 것만은 아닙니다. 회계, 기술, 교육, 조리, 돌봄 등 퇴직 전 경험을 재취업과 연결할 수 있다면 오랫동안 쌓은 숙련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하루 8시간 근무가 부담스러운 사람에게는 주 3~4일이나 시간제 근무가 더 적합할 수도 있습니다. 전문성과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교육, 상담, 현장관리 등으로 역할을 바꾸는 방법도 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중요한 것은 얼마나 오래 일하느냐보다 건강을 해치지 않으면서 얼마나 지속해서 일할 수 있느냐라고 생각합니다.
정년을 65세로 늘리면 문제가 해결될까요?
정년 연장은 퇴직과 국민연금 수령 사이의 공백을 줄이는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년만 늘린다고 모든 근로자가 같은 혜택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법정 정년에 도달하기 전에 주된 직장을 떠나는 사람이나 비정규직·영세사업장 근로자에게는 효과가 제한될 수 있습니다.
기업의 인건비와 임금체계, 청년고용에 미치는 영향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그래서 정년 연장뿐 아니라 퇴직 후 재고용, 근로시간 단축 등 여러 형태의 계속고용 방식을 함께 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핵심은 숫자로 정한 정년보다 실제로 원하는 사람이 안정적으로 일을 이어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퇴직 전 반드시 계산해봐야 할 재정
국가의 노후 안전망도 중요하지만 개인에게는 자신의 퇴직 날짜가 째깍째깍 기다려주지 않고 달려 옵니다. 따라서 직장에 다니고 있을 때부터 퇴직 후 현금흐름을 계산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퇴직 후 필요한 월 생활비가 200만 원이고 국민연금을 받기까지 5년의 공백이 생긴다면 단순 계산으로도,
200만 원 × 12개월 × 5년 = 1억2천만 원이 필요합니다.
여기에 물가 상승과 의료비, 자동차나 주택 수리처럼 예상하지 못한 지출까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퇴직 준비에서 자산의 크기만큼 중요한 것이 매달 얼마가 들어오고 얼마가 나가는지를 미리 아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퇴직 전에 확인할 6가지
1.국민연금 예상 수령액과 지급개시연령
2.퇴직일부터 연금 수령일까지의 기간
3.퇴직 후 필요한 월 생활비
4.대출·보험·통신비 등 고정지출
5.퇴직 후 건강보험료 변화
6.건강을 해치지 않고 지속할 수 있는 소득원
저 역시 퇴직 이후를 생각하며 블로그 운영과 유튜브 같은 새로운 일을 하나씩 시도하고 있습니다. 당장 큰 수입을 기대하기보다는 직장을 그만둔 뒤에도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미리 만들어보자는 생각에서 시작했습니다.
노후의 소득원은 꼭 큰돈을 벌어야만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월 생활비의 일부라도 꾸준히 보탤 수 있고, 건강에 무리가 가지 않으면서 오래 지속할 수 있다면 그것 역시 중요한 노후 준비가 될 수 있습니다.
한국 할매의 한마디😊
73.6세라는 숫자를 보면서 저는 오래 일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건강한 몸으로 내가 원하는 일을 하며 사회와 연결되어 살아갈 수 있다면 그것은 오히려 감사한 일입니다.
하지만 생활비가 부족해 일을 그만두고 싶어도 그만둘 수 없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국가의 노후 안전망도 더 촘촘해져야겠지만 우리 역시 퇴직하기 전에 연금과 생활비를 직접 계산해보고, 작더라도 오래 이어갈 수 있는 소득원을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래 일하는 사회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일을 계속할 것인지 그만둘 것인지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노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참고자료
1.국가데이터처, 「2026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 결과」, 2026년 8월 5일
2.국민연금공단, 노령연금 지급개시연령 안내
3.고용노동부, 정년 60세 이상 의무화 관련 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