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세제개편안, 29일 만에 뒤집혔다,,, 종부세·ISA 다시 원점으로

 

세제개편안이 발표 29일 만에 수정된 사실과 종부세·ISA 변경 내용을 표현한 이미지(출처/ 한국할매의 생활경제 노트)


종부세·ISA는 왜 다시 원래대로 돌아갔나?


정부가 지난 8월 3일 발표한 세제개편안의 주요 내용이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뒤집혔습니다.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를 축소하려던 방침이 철회됐고,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인 ISA의 납입 한도와 계약기간을 제한하려던 계획도 사실상 원래대로 돌아갔습니다.

정부는 국민의 의견과 관계 부처의 협의 결과를 반영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잘못되거나 현실과 맞지 않는 정책을 늦기 전에 고치는 것은 필요합니다. 그러나 국민의 재산과 장기적인 자산계획에 직접 영향을 주는 세제개편안이 발표된 지 불과 29일 만에 대폭 수정됐다는 사실은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닙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번 과정을 보고 있노라니 참 한심하고 어이가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국민의 생활과 정서를 얼마나 제대로 살펴보지 않았으면, 국가의 중요한 세제개편안이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뒤집히는 일이 벌어질까요?


종부세 개편안, 무엇이 바뀌었나?


당초 정부는 비거주 1세대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액을 현행 12억 원에서 9억 원으로 낮추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자신이 보유한 주택에 직접 거주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세금 부담에 차이를 두겠다는 취지였습니다.

실거주 1주택자에게는 기본공제를 기존 12억 원에서 14억 원으로 확대하는 한편, 비거주 1주택자의 공제는 오히려 9억 원으로 줄이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종부세 세 부담 상한도 현행 150%에서 200%로 높이려 했습니다.

그러나 9월 1일 국무회의에서 확정된 수정안은 달라졌습니다.

비거주 1세대 1주택자의 기본공제는 현행과 같은 12억 원을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비거주 부부가 주택 한 채를 공동명의로 보유한 경우의 공제액도 당초 1인당 4억 원에서 6억 원으로 높였습니다. 부부 합산으로는 12억 원입니다.

종부세 세 부담 상한 역시 200%로 높이려던 계획을 철회하고 현행 150%를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실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를 14억 원으로 높이는 방안은 그대로 추진됩니다.

결국 비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부담을 크게 늘리려던 핵심 내용이 발표 29일 만에 원점으로 돌아온 것입니다.


그 집에 살지 않는다고 모두 투기일까?


이번 개편안이 발표된 뒤 가장 큰 논란은 비거주 1주택자를 마치 투자자나 투기 수요처럼 바라보았다는 점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집 한 채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 집에 직접 살지 못하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직장 이동이나 지방 발령으로 다른 지역에 살기도 하고, 자녀의 학교 문제로 거주지를 옮기기도 합니다. 부모를 봉양하거나 손주를 돌보기 위해 다른 지역에서 생활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질병 치료나 요양, 해외 근무처럼 본인의 선택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자신이 가진 집을 세놓고 직장과 가까운 곳에서 전세나 월세로 사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처럼 각자의 형편과 사정이 다른데도 단순히 ‘내 집에 살고 있는가’라는 기준만으로 세금 부담에 큰 차이를 두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 결정이었을까요?

국민들의 실제 생활을 조금만 들여다봤다면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문제입니다. 그런데도 일단 정책부터 발표한 뒤 반발이 커지자 한 달도 되지 않아 수정했다면, 처음 개편안을 만들 때 얼마나 졸속으로  이뤄졌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공제액 12억 원 유지가 세금 동결을 뜻하지는 않는다


비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가 12억 원으로 유지됐다고 해서 종부세 부담이 앞으로 전혀 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닙니다.

종부세는 기본공제액 하나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주택의 공시가격과 공정시장가액비율, 적용 세율, 공동명의 여부 등 여러 기준이 함께 작용합니다. 공시가격이나 다른 과세 기준이 바뀌면 기본공제가 유지되더라도 실제 납부할 세금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더구나 이번에 확정된 것은 국회를 통과한 최종 법률이 아니라 정부가 국회에 제출할 개정안입니다. 정기국회 심의 과정에서 일부 내용이 다시 바뀔 가능성도 있습니다.

따라서 집 한 채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이번 발표만 믿고 매도나 증여 같은 중요한 결정을 서두를 필요는 없습니다. 법률이 최종적으로 어떻게 통과되는지, 시행령에는 어떤 내용이 담기는지까지 지켜봐야 합니다.


ISA 개편안도 사실상 원래대로 돌아갔다


ISA 관련 개편안도 크게 수정됐습니다. ISA는 예금과 펀드, 주식 등 여러 금융상품을 한 계좌에서 운용하면서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자산관리계좌입니다. 청년층뿐만 아니라 은퇴를 준비하는 중장년층에게도 유용한 절세 수단입니다.

당초 정부안은 일반 ISA의 계약기간을 최초 3년, 총 5년으로 제한하고, 해당 연도에 사용하지 못한 납입 한도를 다음 해로 넘기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습니다. 생산적 금융 ISA 역시 최대 계약기간을 10년으로 제한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수정안에서는 사용하지 않은 연간 납입 한도를 다음 해로 이월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최대 계약기간 제한도 없애 장기간 계좌를 유지할 수 있게 했습니다. 청년형 ISA와 청년미래적금을 동시에 가입하지 못하게 했던 방침도 바뀌어 중복 가입이 가능해졌습니다.


소득이 일정하지 않은 사람에게 불리했던 개편안


ISA 납입 한도 이월을 막는 방안은 특히 소득이 일정하지 않은 자영업자나 프리랜서에게 불리할 수 있었습니다.

직장인이라도 매년 형편이 똑같지는 않습니다. 어떤 해에는 병원비나 자녀 교육비가 많이 들고, 어떤 해에는 대출을 갚느라 투자할 돈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가 형편이 조금 나아지면 그동안 사용하지 못한 납입 한도를 활용해 더 많은 돈을 넣을 수 있는 것이 이월 제도의 장점입니다.

그런데 매년 사용하지 않은 한도를 없애버리면 소득이 불규칙한 사람은 절세 혜택을 충분히 이용하기 어렵습니다. ISA의 계약기간까지 짧아지면 장기투자와 복리 효과도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국민의 자산 형성을 지원하겠다면서 실제로는 장기투자의 편의성과 혜택을 줄이는 방향으로 제도를 바꾸려 했던 셈입니다. 이 역시 국민의 생활 형편을 충분히 고려한 개편안이었는지 의문이 남습니다.


잘못을 고친 것은 다행이지만 신뢰는 흔들렸다


정부는 입법예고 과정에서 제기된 국민 의견과 관계 부처의 협의 결과를 반영해 수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잘못된 정책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것보다는 문제가 확인됐을 때 바로잡는 편이 낫습니다.

그러나 세금과 자산 형성 정책은 국민의 생활계획에 직접 영향을 줍니다. 집을 계속 보유할 것인지, 매도할 것인지, ISA에 얼마를 넣을 것인지와 같은 결정은 하루아침에 바꿀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정부 정책을 믿고 이미 재산계획을 검토하거나 금융상품의 가입 여부를 고민한 국민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정부가 발표한 핵심 내용이 불과 29일 만에 뒤집힌다면 국민은 앞으로 새로운 정책이 발표될 때마다 “이것도 곧 다시 바뀌는 것 아닐까?”라는 의심부터 하게 됩니다.

정책은 잘못됐을 때 수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국가정책을 발표하기 전 국민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충분히 살피고, 예상되는 문제를 검토하는 일은 정부가 마땅히 해야 할 기본적인 책임이고 의무입니다.


아직 최종 확정된 법은 아니다


이번 수정으로 비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부담이 갑자기 늘어날 가능성은 줄었습니다. ISA도 납입 한도 이월과 장기 가입이 가능해지면서 본래의 자산 형성 기능을 유지할 수 있게 됐습니다.

다만 이번 수정안은 국무회의에서 확정된 정부안입니다. 국회 심의와 의결을 거쳐야 최종 법률로 확정됩니다. 일부 내용은 시행령을 통해 구체적으로 정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해당되는 사람은 지금 발표된 내용만 보고 중요한 재산 결정을 내리기보다 국회 통과 여부와 최종 시행 내용을 확인해야 합니다.

정부도 이번 일을 단순히 국민 의견을 수렴해 정책을 수정한 사례로만 설명해서는 안 됩니다. 왜 처음부터 국민의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는지 돌아봐야 합니다. 국민의 신뢰를 다시 얻으려면 말보다 치밀하고 일관된 정책으로 보여줘야 할 것입니다.


한국 할매의 한마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번 세제개편안이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뒤집히는 과정을 보고 있노라니 참 한심하고 어이가 없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국민의 재산과 노후 준비에 직접 영향을 주는 세제정책을 발표하면서, 국민들이 어떤 형편에서 살아가고 있는지 제대로 돌아보기는 했는지 묻고 싶습니다. 실제 생활에서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문제들이 발표 직후 한꺼번에 드러났다는 것은 그만큼 처음 개편안이 졸속으로 마련된 것 아니냐는 의심을 갖게 합니다.

국민의 반발이 커지자 수정한 것은 그나마 다행입니다. 그러나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국민들이 어떻게 정부의 방침을 믿고 따를 수 있겠습니까?

세금과 자산 정책에는 무엇보다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이 필요합니다. 정부가 오늘 발표한 방침을 국민이 믿고 5년, 10년 뒤의 생활을 계획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정부는 정책을 얼마나 빨리 발표했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깊이 고민하고 꼼꼼하게 준비했는지로 평가받아야 합니다.


참고자료

1. 재정경제부, 2026년 세법개정안 정부안 확정
2. 정책브리핑, 2027년도 예산안 및 관련 세제정책
3. 연합뉴스, 「세제개편안 29일 만에 유턴…비거주 1주택 종부세 공제 12억 유지」, 2026년 9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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